“유튜브만 보던 아이가 온 집안을 뛰어다녀요”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집 안 물건이 교구가 되는 마법
유아영어 교육 시장에서 ‘엄마표 영어’라는 말이 오랫동안 회자돼 왔다. 부모가 주도적으로 학습 환경을 만들고, 아이가 그 흐름을 따라오는 방식이다. 디지털 콘텐츠가 늘어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화면 앞에 앉혀놓고 영상을 보여주거나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아이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보물에이아이는 이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부모가 이끄는 홈스쿨링이 아닌, 아이가 스스로 탐색하고 발견하는 자기주도형 놀이 학습. 그 결과물이 온디바이스 AI 기반 AR 영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보물플레이’다.
보물플레이는 ‘보물찾기 놀이’를 알파 세대에 맞게 가상 현실로 구현한 실감형 콘텐츠다. 아이가 집 안 곳곳을 직접 탐색하며 카메라로 사물을 비추면 실시간 객체 인식기술로 사물을 분석하고 해당 사물의 영어 단어와 발음을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다. 억지로 앉혀놓는 방식이 아닌, 아이가 스스로 움직이고 보물을 발견하며 배우는 아이 중심 구조다.
보물에이아이 이수련 대표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과거 2,000명 규모의 오프라인 언어 교환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하며 얻은 현장 경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K-문화에 매료되어 국내 어학 기관의 1년 과정을 등록했던 수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매주 100개씩 단어를 외우고 통째로 문장을 암기하는 주입식 학습 방식을 겪으며, 불과 몇 달 만에 흥미를 잃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악순환을 목격했다.
이 대표는 “한국어 글자를 달달 외우면서도 막상 함께 놀러 가면 실생활 한마디도 입 밖으로 뱉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며, 읽고 쓰는 암기 위주의 교육이 스피킹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성인조차 흥미를 잃고 포기하기 쉬운 학습 방식을 영유아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기존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의 요구에 맞춰 '읽고 쓰기' 위주의 선행 학습을 전면에 내세운 교육 앱들의 한 달 잔존율은 2.69%라는 처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물플레이가 영유아 언어 발달 단계에 맞춰 철저히 '듣고 말하기' 중심의 오감 자극 놀이로 설계된 이유다.
기술적인 완성도도 눈에 띈다. 기존 AR 교육 서비스들은 전용 교재나 특정 플래시 카드를 화면에 비춰야만 작동하는 '마커 인식' 방식에 머물러 있어 콘텐츠 확장성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보물플레이는 별도의 교재 없이도 집 안의 실제 사물들을 실시간으로 인지하는 정교한 '객체 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보물플레이는 AI 연산을 외부 서버가 아닌 기기 내부에서 직접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 구조를 채택해 네트워크 데이터 처리 지연율을 제로에 가깝게 줄였다.
특히,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엔진들이 동시에 구동될 때 발생하기 쉬운 백그라운드 메모리 누수와 오디오·비디오 스트림 간의 충돌 문제를 독자적인 실행 파이프라인 최적화 기술로 해결하여 기기 발열을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덕분에 아이들이 일상적인 공간에서 실감형 콘텐츠에 몰입하는 동안 끊김 없이 쾌적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과도한 스크린 타임에 대한 우려도 설계 단계부터 반영했다. 부모가 하루 학습량과 보물(보상)을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해 가족 간 상호작용을 높이고, 홈스쿨링 환경에서도 균형 잡힌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오래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부모는 학습 시간과 보상을 관리하고, 아이는 스스로 움직이며 배우는 건강한 디지털 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보물플레이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경기콘텐츠진흥원 미래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과 경기지식재산센터 IP 디딤돌 사업에 선정됐으며, 오는 15일 한국발명진흥회에서 주최하는 ‘IP-IR 네트워킹데이’에 경기도 권역 대표 기업으로 참가한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준비도 탄탄하다. 독일 공과대학교와의 인턴십 협력을 통해 GDPR(유럽 개인정보보호규정)에 대응하는 온디바이스 아키텍처를 구축하며 유럽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영어 외에도 한국어·일본어·프랑스어·독일어 등 다국어 확장이 가능한 구조도 마련했다. 새로운 언어 콘텐츠를 추가할 때마다 콘텐츠를 전면 대대적으로 새로 제작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TTS/STT 모델 확장만으로 다양한 언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해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보물에이아이는 올해 하반기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으로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고, 서울국제유아교육전과 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한 대학 연구기관 및 AI 전문기업과의 공동 연구, 홈 로봇·AR 글래스 제조사와의 B2B 협력을 준비 중이다.
홈 로봇 및 실내 로봇 기업에서 현장 경력을 쌓은 이수련 대표는 “실제 가정 환경에서 축적되는 객체 인식 데이터와 영유아 발화 데이터는 차세대 AI 에듀테크 뿐만 아니라 홈 환경 멀티모달 개발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처리 분야 연구기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시각 지능 AI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보물플레이는 하나의 디지털 학습 앱이 아니라 AI가 아이의 발달을 돕는 건강한 디지털 교육 플랫폼을 지향한다”며 “공동 연구와 B2B 협력, 투자 유치를 통해 글로벌 AI 에듀테크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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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이코노미스트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607210015#